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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서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성공하려면
2016-07-25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현진입니다. 요즘 플랫폼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들 상당수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들입니다. 그래서 제품 판매 위주의 비즈니스를 하던 기존 기업들도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제품 판매 모델을 고수하던 기업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기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주 펑 교수와 인시아드의 네이선 퍼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4월호 기고문을 통해 이 어려운 과제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은 제품 위주의 기업에서 플랫폼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노력했던 20개 기업 사례를 연구해 성공 요인 네 가지를 추출했습니다. 먼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점은 ‘훌륭한 플랫폼은 훌륭한 제품에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훌륭한 제품을 갖고 있어야 사람과 기업들을 모을 수 있습니다.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치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치후는 ‘360세이프가드’라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악성 코드를 찾아 치료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면서 안전한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도 판별해주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치후는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는데, 고객이 늘어나자 악성코드 치료는 물론 안전한 소프트웨어 식별 능력도 급속도로 개선됐습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제품 성능도 탁월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것이죠. 그러자 수많은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엄청난 수의 고객들이 360세이프가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유통망으로서도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치후는 소프트웨어 유통으로 큰 돈을 벌었습니다. 나중에 치후는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 브라우저도 확산시켜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치후가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치후는 스마프폰의 이어폰에 장치를 꽂아서 플래시와 카메라 기능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 키를 선보였고 무료로 100만 개나 나눠줬습니다. 하지만 이 기기는 플랫폼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샤오미 등 경쟁자가 유사한 제품을 손쉽게 만들어냈기 때문에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경쟁자가 모방하기 힘든, 우리만의 독특한 제품력은 플랫폼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천입니다. 두 번째는 제품 판매와 플랫폼의 중개 비즈니스 성격을 동시에 갖춘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품 판매 기업들은 플랫폼 성격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밸브라는 이름의 게임 개발회사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밸브가 개발한 비디오게임이 큰 인기를 끌자 많은 사용자들이 게임을 해킹해서 자신만의 기능을 추가하곤 했습니다. 해킹한 프로그램이 기존 사용자들의 프로그램과 충돌하게 되자 밸브는 ‘스팀’이라는 온라인 채널을 만들어서 충돌을 막는 패치 프로그램을 배포했습니다. 그러데 이 ‘스팀’ 사용자가 늘어나자, 밸브는 이 스팀이 게임 유통도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팀에 자사 게임 외에 다른 회사 게임의 패치도 유통시켰고, 나중에 다른 독립 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까지도 유통시켰습니다.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위한 사이트가 플랫폼의 역할까지 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된 것입니다. 제품 마인드셋에만 머물지 말고 플랫폼 마인드셋까지 갖췄기 때문에 밸브는 성공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신속히 전환하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라는 것입니다. 기존 제품 사용자가 플랫폼 사용자가 되려면,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치 요소가 필요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치후의 사례를 보면, 기존 ‘360세이프가드’ 사용자들이 다른 소프트웨어를 해당 플랫폼에서 구매할 때 보안상 ?횬徨?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후 플랫폼을 이용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빠른 시간 안에 제품 소비자가 플랫폼 소비자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중국 화물운송 업체인 SF익스프레스는 자사 고객을 전자상거래 플랫폼 고객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SF익스프레스는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해보고 반품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이미 중국의 대부분 소매업체들이 반품을 허용하고 있어, 이런 정책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고 결국 플랫폼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점은 경쟁자가 모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데스크톱용 3D프린터를 상용화한 메이커봇은 ‘싱기버스’라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은 3D 프린팅을 할 디자인을 공유하거나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디자인들은 모두에게 개방된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제작되었습니다. 또 다른 회사의 3D 프린터로도 출력이 가능했습니다. 결국, 메이커봇은 애써서 플랫폼을 잘 만들었지만 누구라도 유사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현재 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품 판매를 주로 하는 기업들도, 이 아티클에서 제시한 4가지 전략, 즉, 독특한 제품 전략, 하이브리드 비즈니스모델 구축, 플랫폼 고객으로의 신속한 전환, 모방 가능성 차단 등을 통해 플랫폼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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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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