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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덱소 CEO가 말하는 ‘스마트한 사업다각화’
2016-08-11 | 정지영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지영 입니다. 기존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 때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합니다. 경쟁 기업을 사들이거나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등의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런 욕구는 사회에 역동성을 제공하고 기업을 빠르게 성장시킵니다. 하지만 정도나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잘 되고 있던 기존 사업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STX나 웅진그룹 등 빠르게 외형을 키워나갔던 기업들이 과도한 다각화에 따른 위험을 감당하지 못했던 사례들도 있습니다. 다각화, 성공하면 기업에 커다란 가치를 안겨주지만 실패할 위험도 큰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각화를 해야 할까요. 세계 최대 건물관리 및 급식서비스 업체인 소덱소의 CEO미셸 랑델이 스마트한 사업다각화에 대한 글을 HBR에 게재했습니다. 미셸 랑델은 사업다각화를 시도할 때 다음 네 가지 원칙을 따른다고 했습니다. 첫째,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지 않는 분야로는 진출하지 않는다’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원칙을 따르고 있지만 소덱소처럼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소덱소는 비즈니스와 관련해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부동산이나 설비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구내식당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냉장고나 오븐 등을 회사가 소유하지 않습니다. 고정 설비를 빌려서 사용하면 대부분의 비용이 변동비가 되고, 고정자산으로 인한 부담이 없어지게 됩니다. 또 소덱스는 간호사, 항공기 조종사, 회계사 등의 전문적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전문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전문 서비스는 표준화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회계사나 변호사의 업무를 표준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소덱스는 표준화가 가능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 기업에게 가치를 제공한다는 게 사업의 원칙입니다. 표준화와 효율화를 통해 고객사가 자체적으로 하는 것보다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서비스는 다루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철저한 비즈니스 원칙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다각화를 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소덱스처럼 사업에 대한 확고한 우리만의 원칙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이를 고수하는 것, 무분별한 다각화의 위험을 막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소비자 개인의 삶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서비스만 제공한다’ 입니다. 소덱소는 대학 교수 및 연구기관들과 협업해 회사가 추구해야 하는 몇 가지 핵심 지표들을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물리적 환경, 사회적 상호작용, 행복과 건강, 사회적 인정, 효율성, 소비자 개인의 발전 등 6가지 지표를 얻었습니다. 소덱소의 서비스는 최소한 이 6가지 중 한 가지는 충족해야 하며 최대한 여러 항목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런 기준은 회사로 하여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소덱소는 영국에서 교도소 관리 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 사업을 하지 않습니다. 사형수들이 수감된 미국의 교도소를 관리하는 것은 소덱소의 윤리관과 맞지 않을뿐더러 앞서 말한 여섯 가지 지표에 따른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 교도소 산업의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소덱스는 이런 원칙을 지키는 게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 원칙을 지키다보면 이와 같은 예상치 못한 손해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사업 기회도 가져다줍니다. 실제 소덱스는 소비자들의 삶의 질 증진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여러 흥미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생활보조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고령화로 인해 향후 사업 전망도 매우 밝다고 합니다. 세 번째 원칙은 ‘고객사의 전략 실행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소덱소의 한 주요 고객사는 베이징에 있는 연구소를 근교로 옮기고 싶어 했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베이징에 머물고 싶어하는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소덱소는 고객사의 고민을 듣고 즉각 전략 실행을 지원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소덱스는 원거리 통근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내에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세탁, 여행, 레스토랑 예약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해 새 근무지에서도 쾌적하게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연구소 이전 후 직원 만족도가 오히려 상승했고, 이직률은 줄어들었습니다. 네 번째 원칙은 ‘우리가 운영하는 사업은 직접 소유한다’는 것입니다. 소덱소는 재하청업체에 일을 넘기는 단순 원수급업체가 되기를 거부합니다. 소덱소는 소비자들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스스로가 그런 일을 해야 하며, 유능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즉 외주업체가 아니라 자사 직원이 스스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를 위해 소덱소는 직원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미화원들에게 평균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하며, 필요한 경우 법률자문이나 가계 상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다양한 경력 개발 기회를 갖도록 교육에도 엄청난 투자를 합니다. 직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회사 또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소덱소는 굉장히 큰 글로벌 기업입니다. 현재 80개국에서 약 3만3000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4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다각화는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위험도 상당합니다. 소덱소 CEO미셸 랑델이 알려준 원칙에 입각한 다각화, 기업 현장에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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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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