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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 개발이 혁신의 만능 열쇠?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라
2017-04-10 | 장윤정 에디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고 혁신에 성공할까요? 새로운 기술이 혁신을 불러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기술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업적으로 혁신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소비자들의 니즈와 정확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 MP3플레이어들은 엄청나게 큰 용량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팟은 달랐죠. 동그란 휠 하나와 네 개의 버튼만으로 조작 가능한 아이팟과 디지털 음원 구매창구인 아이튠스를 결합해, MP3플레이어가 단순히 용량만 큰 게 아니라 음원을 빠르게 구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에 최적의 수단임을 입증했습니다. 이렇게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튠즈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이면서 오디오 시장은 온라인 위주로 완전히 재편됐습니다. 시장을 바꾸는 혁신의 ‘키’는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40개 기업을 심층 분석한 스텔리오스 카바디아스 케임브리지 저지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를 소개합니다. 그는 유망해보였지만 실패한 기업, 발 빠르게 산업 전체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기업 등을 자세히 분석해 성공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를 파악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크게 ‘기업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보존하는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가격 결정구조, 기업의 구조, 파트너, 공급망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 상당수는 실패하지만 간혹 성공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뒤집어 놓은 것은 대부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모델입니다. 호텔 산업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에어비앤비를 생각해봅시다. 2008년에 설립된 이 기업은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에어비앤비는 뉴욕 호텔객실의 19.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기존 호텔과 달리 객실을 소유하지도 직접 운영하지도 않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집을 제공할 용의가 있는 집주인과 숙소를 원하는 개인들을 매칭시켰습니다. 플랫폼 기술로 호텔 비즈니스를 바꿔놓았죠. 이처럼 기념비적인 성공을 거둔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40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 결과,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에는 6가지 특징들이 있었습니다. 6가지를 모두 보유한 기업은 없었지만 이 특징들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일수록 성공확률은 더 높았습니다. 일단 첫째, 이들은 기존모델에 비해 개별 고객의 니즈에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글 애드워즈를 예로 들어볼까요? 구글 애드워즈는 불특정 다수의 광고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구글 웹페이지를 통해 키워드에 맞는 업체만을 노출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둘째, 닫힌 루프, 쉽게 말해 순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보통의 소비과정은 제조-사용-폐기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킨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제조-사용-재사용으로 계속 이어지는 순환 프로세스를 갖고 있습니다. 셋째, 이들 중 상당수는 자산공유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버의 경우, 주차장에서 놀고 있는 차를 택시처럼 운행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해 차량의 소유주와 교통편이 필요한 수요자 양측의 니즈를 충족시켰죠. 이 같은 자산공유는 신규 사업자들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는 자산을 소유할 필요 없이 중개자의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죠. 넷째, 사용량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의 특징입니다. 상당수 기업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때만 요금을 부과했습니다. 다섯 째, 이들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조직의 위계적인 구조를 탈피해 민첩하고 조정이 쉬운 구조를 갖추고 있었죠. 그렇다면 6가지 특징 중 몇 가지나 보유해야 할까요? 통계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한 결과 여섯 가지 중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을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의 성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우버의 경우는 무려 다섯 가지의 특징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일단 아까 설명한 대로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는 ‘자산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또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해 운전자가 승차에 대한 리스크를 지는 대신, 우버의 플랫폼이 빅데이터 분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버의 플랫폼은 민첩하게 승차수요의 변화를 감지해 차량 소유자에게 가장 높은 요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알려주는데 거리, 이용시간대, 지역을 바탕으로 사용량 기준으로 요금을 매깁니다. 게다가 처음 이용하려는 고객도 기사의 평점을 보고 승차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철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6가지 특징 중 ‘순환 프로세스’를 제외한 모든 특징을 만족시키죠. 이 같은 연구의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당신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싶다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산업에 뛰어들고 싶다면 그 모델이 6가지 특징 중 몇 가지나 충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다는 이야기지요. 적어도 3가지 이상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훌쩍 높아질 것입니다. 실제로 연구진들은 이 같은 ‘성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의 6가지 특징’을 참고로 해 기술분야 벤처기업인 힐엑스(Healx)에도 컨설팅을 해줬습니다. 빅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과 다양한 헬스케어 기관들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분석기술을 갖춘 Healx는 희귀병 환자들에게 알맞은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매칭 시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헬스케어 관련기관들의 양질의 데이터를 끌어 모아 희귀병 환자에게 들어맞는 치료제를 공개해주는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죠. 수준 높은 빅 데이터 분석기술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희귀병 환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고, 그 니즈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기에 이런 도약이 가능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맞춤형 서비스, 순환 프로세스, 자산 공유, 사용량 기준 과금, 상생의 생태계, 민첩성이란 6가지 키워드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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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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