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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성공으로 이끌 에너지 전략
2017-06-29 | 장재웅 에디터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최근 들어 에너지 관련 이슈가 기업 경영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데다 탄소배출권 같은 제도적 규제가 나타나면서 기업들도 에너지 관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사실 에너지 사용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기업 운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에너지 사용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기업은 일부 글로벌 기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에너지를 단순히 줄여야 하는 비용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사용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오랜 기간 동안 에너지를 어디서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자원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압박이 커지면서 2011년 환경과 지속가능성 담당 최고임원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에너지 소비 전략을 실행합니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탄소배출 규제와 출렁이는 에너지 가격과 수급 상황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먼저 전력시장과 재생에너지, 분산형 에너지 분야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에너지 팀’을 만들어 이 팀에 에너지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기 위한 전권을 부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팀을 중심으로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향후 10년 안에 이 비중을 60%로 올리겠다는 도전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ICT기업들에게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는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자 점점 더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ICT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가 많은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죠. 문제는 많은 업종 내 선두기업들이 에너지 전략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사실 적절한 교본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앤드루 윈스턴 윈스턴 에코-스트래터지 설립자 등은 HBR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 전략 수립을 위한 5가지 단계를 소개했습니다. 각 단계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최우선시 되어야 할 단계는 에너지 전략을 최고경영진의 책무로 삼는 것입니다. 에너지 전략은 CEO의 분명한 개입과 명확한 지배구조가 없으면 실행이 어렵습니다. 꼭 CEO가 아니더라도 C레벨 임원 정도가 에너지 전략 수립을 담당해야 적절히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런 역할을 맡은 임원은 기업의 에너지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을 이끌 복합기능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 팀은 운영과 시설, 금융, 법무, 조달, 지속가능성 담당 임원들을 포함해야 하며 다른 지원부서 담당 임원들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에너지 팀이 환경과 지속가능성, 법무, 금융, 데이터센터 운영 부문 멤버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인프라 및 운영 담당 VP(Vice President)와 기술 및 시민참여 담당 VP에게 보고하도록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에너지 전략을 기업의 비전과 운영에 통합시키는 단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팀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에너지팀의 첫째 임무는 기업이 에너지 문제가 기업 내부와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일입니다. 우리 기업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비용은 얼마이며 에너지 비용이 회사의 주요 재무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등에 답을 찾는 과정이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음으로써 기업은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와 부족한 부분을 곧바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팀이 회사의 에너지 사용에 따른 영향을 분명히 이해하고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합니다. 이렇게 수립된 계획을 바탕으로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CEO에게 제시하고 조직 전체 구성원들이 에너지 이슈를 운영상의 최우선 과제로 여길 수 있도록 병행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기업 내 모든 에너지 사용 상황을 추적하는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전사적으로 혹은 각 공장이나 개별 작업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세밀히 추적하고 관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죠. 세계적 네트워킹 기업 시스코도 2015년에 아시아지역 생산시설 중 한 곳에 에너지 센서 1500대를 설치하고 나서야 그 공장의 총 에너지 사용량을 처음으로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에너지 사용 현황 추적에 소극적인 이유는 에너지 사용 현황 측정에 큰 돈이 들어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정유기업 발레로 같은 경우는 실시간 에너지 데이터 확보를 위해 그렇게 비싸지 않은 에너지 계량기와 지능형 에너지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는데 첫해에만 에너지 비용을 1억 2000만 달러 절감했습니다. 그만큼 관리되지 않고 낭비되는 에너지 관련 비용이 많다는 뜻입니다. 기업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원가 절감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네 번째 단계는 재생가능에너지와 첨단에너지 기술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에너지 전략 수립에 있어 재생가능에너지 활용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시장성도 좋아지고 있죠. 2015년 미국에서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장기 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평균 전력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2센트였는데 이는 2009년보다 5센트 낮아진 가격이었습니다. 또 중동이나 멕시코처럼 일조량이 많은 지역의 신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의한 전력가격은 킬로와트시당 3센트 이하입니다. LED전구 가격은 10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94%나 하락하기도 했죠. 여기에 정부에서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재생가능에너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합니다. 특히 전력구매계약, 이른바 PPA(Power Purchasing Agreement)라고 불리는 금융 옵션 등의 발달도 재생가능에너지 조달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PPA는 주로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클린전력을 고정 가격으로 10~20년간 구매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에게 리스크 헤지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클린에너지 기술과 관련한 여러 실험을 진행하는 이유도 클린에너지 활용으로 인항 혜택이 많기 때문입니다. GM과 주류제조 업체 디아지오 등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모아서 연소해 에너지를 얻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연료전지를 사용해 50개 이상의 매장에 전력을 공급하며 수소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지게차 1000대를 물류센터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클린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일단, 기업들이 미래의 규제 조치에 앞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죠. 또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줘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주요 이해관계자를 참여자로 끌어들이는 것인데요, 소비자부터 지역사회 투자자 등 외부 관계자와 회사의 직원 등 내부관계자의 참여유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 및 환경 관련 정책들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소비자와 지역사회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집단과도 각각의 이익에 맞춰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직원들을 에너지 전략에 참여시키면 에너지 전략의 실행이 수월해지고 직원들의 헌신을 높이는 등 순기능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너지 전략 수립을 망설이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크게 2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일단 최근까지도 대부분 기업들이 에너지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전략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유용한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비용 때문입니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비용 문제를 들어 에너지 전략 수립을 망설이고 있는데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등 대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성을 추구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은 풍부한 자금력뿐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기업들은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최고 경영진의 헌신, 자율권을 부여받은 팀, 클린에너지를 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클린에너지를 기업 가치와 이미지를 나타내는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만든 덕분에 에너지 효율화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해석입니다. 경쟁우위를 이끌어 내는 요인은 늘 진화합니다. 한 때 비용만 발생시킨다고 홀대받기도 했던 IT가 빅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경쟁우위의 절대적인 요소로 각광받는 것처럼 에너지 효율화 역시 기업의 성공에 필요한 핵심요인으로 떠오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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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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