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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차세대 세계의 공장
2017-07-27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현진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아프리카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이 땅은 15~24세 청년 층 인구가 2억 명이나 되고, 노동 가능 인구인 15~64세는 5억 명을 넘어서는 등 생산국으로서나 소비국으로서 모두 주목받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대륙에 일찍이 눈을 떴고, 현재 가장 활발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입니다. 맥킨지 워싱턴사무소의 아이린 위안 쑨 인게이지먼트 매니저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문에서 특히 중국의 기업인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또 이들의 투자가 아프리카를 어떻게 바꿔 나가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먼저 중국 남동부의 중소도시 윈저우 출신으로 이곳에서 가죽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쑨이라는 사업가의 나이지리아 진출기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쑨은 2000년대 후반에 중국에서 가죽 공장을 운영하는데 대한 비용이 급증하자 친구의 조언으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방문의 그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4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에 세라믹 타일 공장을 건설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1100명의 직원 중 무려 1000명을 현지인으로 채워 넣은 것입니다. 다행히 사업은 잘 됐습니다. 중국에서 5%대였던 이익률은 7%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익률이 박한 제조업에서 2%포인트의 수익률은 꽤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쑨 같은 중국인 사업가를 아프리카에서 찾아보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에는 중국 사기업이 아프리카 제조분야에 투자한 건수가 겨우 2건이었으나 지금은 150건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정부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이보다 두 세배 가량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이미 아프리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나이지리아에서 중국 기업들은 철을 제련해 건설업 붐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또 레소토에서는 리바이스 청바지, 리복 운동화 등을 대량 생산해 미국의 쇼핑몰로 보내고 있습니다. 영국의 거대 제약회사인 GSK는 에티오피아에서 의약품 제조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중단한 반면 중국 제약사인 인복의약(Humanwell) 이사회는 에티오피아 제약산업에 총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의 사업가들은 수백만 아프리카인들에게 최초로 정식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한 세대 아프리카 기업들을 길러내고 정부 기관들을 자극해 제조업 클러스터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국가적 산업화 가능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아프리카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필자는 주장합니다. 중국인 사업가들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 이유는 앞에서 설명드렸듯 생산 비용 증가 때문입니다. 과거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제조분야에서 지배적인 힘을 자랑해왔습니다. 하지만 한자녀 정책의 영향력 하에 있던 한 세대 동안 중국의 노동력 풀은 줄어들게 됐고 시간 당 임금은 2001년부터 매년 12%씩 뛰었습니다. 생산성을 반영해 산정한 제조업 임금은 2004년부터 10년 간 거의 세 배로 뛰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제 기술수준이 낮은 제조업 일자리를 졸업하려는 참이며, 그럴 경우 약 1억 개의 노동집약적 제조업 일자리가 중국을 떠나게 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이렇게 새로운 둥지를 찾아 나선 일자리 시장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인구 붐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2050년까지는 20억 명으로까지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노동력 풀이 될 것입니다. 심지어 아프리카 국가들의 실업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청년실업률이 42.2%에 달할 정도입니다.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일손이 이미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투자자들 관점에서 아프리카가 매력적인 것이 풍부한 노동 시장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수 시장으로서, 또한 생산 거점으로서도 상당히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거대한 소비재 내수 시장을 자랑하고, 레소토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훌륭한 인프라와 물류 서비스와 근접한데다 미국 시장에 대한 관세 면제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중동시장에 가깝고 전기가 저렴하며 세금우대 조건도 좋다고 합니다. 즉 아프리카는 제조기업들이 추구하는 어떤 사업 모델에도 매력적인 입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유리한 추세를 보이??있습니다. 아프리카 정부들이 지역 시장 통합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에 신규 진입자들을 위한 기회도 늘고 있습니다 2015년 아프리카 국가 중 절반이 자유무역협정에 가입했습니다. 이 협정으로 인해 6억 명의 인구가 단일 무역블록에 통합되면서 세계에서 13번째로 큰 경제단위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투자는 아프리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됐을까요.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이 고용한 노동자 중 85%가 현지인이었고 케냐에서 수행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 건설기업 직원 중 90%가 현지에서 고용됐습니다. 이 연구에선 또 현지에서 사업을 전개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지 고용인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인 고용주는 현지인들을 점점 더 신뢰하게 되고, 현지인들은 중국 기업을 통해 돈을 벌고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경험을 하면서 상호협력관계 및 의존성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렇게 외국 기업에서 제조업의 각 프로세스와 관련한 경험을 쌓은 아프리카의 신세대들 중 상당수는 창업 시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 발주 사업은 자금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지 업체들에게만 유리한 조건을 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잘 알고 믿을만한 현지 파트너를 찾아나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종종 현지의 사회적, 제도적 시스템을 망친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전 미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은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를 두고 새로운 식민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경제적 이득만을 추구해 현지의 정치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거나 현지인들을 위한 복지 또는 사회적 공헌에 인색하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나옵니다. 하지만 일단 아프리카라는 새로운 기회의 땅에서의 성과를 놓고 보면 중국의 역할은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일하는 중국 기업인들은 최근 경제발전을 달성해 이제 한 단계 진화된 성장과정을 밟게 된 중국이 아프리카라는 ‘후배’에 물려줄 자산과 경험이 많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지난 30년 간 했던 것의 절반만큼이라도 해낸다면 극심한 가난이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산업화 덕분에 아프리카는 일본, 한국, 대만, 중국의 발자취를 따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해온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 아프리카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그리고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선점을 하지 못했다면 추격 전략이라도 좀 더 면밀히 세워야 할 것입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값진 보석을 캐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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